마지막 곡을 만들었다.
딱히 마지막곡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100번째 곡이다. 물론 100번 다른 곡을 만든 건 아니고 중간중간 반복된 곡이나 커버곡도 있고, 곡이라고 부르기 애매한 곡도 있다. 아마도 70여곡이 되지 않나 싶다. 이사 직전부터 만들었으니까, 삼년 하고 반 정도 걸린 것 같다. 누가 하라고 밀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열심히 찾아서 한 취미 생활의 결과.
이걸 하면 돈이 나오는가? 절대로.
대신 즐거움이 생기고 그 기록이 남았다.
마지막 곡의 영상은 가시리의 벚꽃과 유채밭 풍경이다. 둘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기간이 3-4일 정도 밖에 되지 않는데 가까이 살아도 딱, 맞춰서 보기 힘들다. 그날, 가시리에 가는 길에 한 번 들러볼까, 하는 가벼운 마음에 갔다가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찍어봤다.
처음 100곡의 음악을 만들겠다고 시작한 프로젝트가 이런 식의 음악을 만들거라고 생각은 못했다. 한계에 봉착하기도 하고 새로운 길을 찾기도 했다. 하고 싶은 것과 잘 할 수 있는 것의 수렴점을 찾기도 했다. 이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싶다. 거창한 거 말고 심플하게 문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