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 있는 요즘 호텔들은 체크아웃을 할 때 굳이 카운터를 통하지 않고 객실의 티브이를 통해서 한다. 리모컨으로 호텔 메뉴에 체크아웃을 선택하면 추가 요금이 나오게 되어 있고 미리 신용카드로 걸어놓은 것으로 결제를 하고 나가면 된다. 자주 이용하는 호텔 예약 사이트를 통해 예약했고, 미리 대금을 지불했기 때문에 보통 요금은 제로로 나와야 한다. 하지만 둘째 날 라스베가스의 P 호텔에 묵은 뒤 아침에 티브이로 체크아웃을 해보니 아뿔싸 185달러가 왠말? 카운터에 내려가서 물어보았는데 전날 직원이 잘못 체크인을 한 것이 분명했다. 한참을, 정말 한참을 두들기고 나서야 계산을 다시 정정했다. 미안했는지 15달러 정도 되는 리조트 사용료를 감면해 주었다.(요즘에 라스베가스에는 리조트 사용료가 제로인 곳도 많다.) 하마터면 왕창, 요금을 덮어쓸 뻔 한 것이다. 절대로 밤 12시가 넘어서 뭔가 모르는 것 같은 직원에게 체크인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 반드시 체크 아웃을 따져봐야 한다는 교훈도 얻었다.
오늘은 라스베가스 근처의 사막 Valley of Fire, 불의 계곡으로 향했다. 불의 계곡이라는 명성에 맞게 밸리오브 파이어는 이곳 저곳 붉은 퇴적층 암벽으로 가득 차 있었다. 흠이라면 날씨가 궂어서 불같은 색깔을 선명하게 구경하지 못한 것이다. 막판에 굽이치는 도로를 운전해 갈 때에는 정말 불구덩이가 가득한 지옥에 빠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돌맹이도 각양 각색으로 생겨서 그랜드 피아노 같은 이름이 붙기도 했다. 돌양이 보고 싶었던 바위의 인디언 그림도 볼 수 있었고. 바람이 불고 춥기도 해서 점퍼를 꼭 뒤집어 써야 했다. 늦은 점심은 골든 게이트 호텔의 핑,팽, 퐁에서 먹었다. 이 호텔은 이름답게 중국인들이 많이 오는 것 같다. 이곳도 옐프를 통해서 알아냈는데, 이곳에 도착했을 때엔 비가 막 쏟아지고 있었다. 관자요리, 새우만두, 국수 등을 선택해서 중국 음식 특유의 느끼함을 없애려고 했다. 뭔가 지저분한 맛이 나지 않는 것 까지는 좋은데 서비스가 모자라다고 할까. 백인 노부부에게는 국수를 덜어주더니 우리에게는 그런 것도 없고, 국물을 더 달라고 하니 얼버무린다. 거대한 오픈 키친에 폭포수가 흐르는 주방을 구경하는 건 재밌지만 이런 서비스는 아마추어적이다. 팁을 적게 주는 것으로 해결했다.
호텔로 돌아가기 전 말로만 들었던 라스베가스 아웃렛에 들렀다. 고급 브랜드보다는 익히 알려진 브랜드의 패션 상품을 싸게 팔고 있었다. 길이가 1마일이 넘는다고 하는데 끝에서 끝까지 걷는 건 힘들지 않지만, 그 많은 상품들의 유혹을 뿌리치고 걷는 것은 힘들었다. 우리는 60% 세일 품목에 신발을 하나 더 주는 획기적인 세일 상품에 혹해서부츠와 등산화를 샀다. 등산을 싫어하는데, 혹시 등산화가 생기면 등산을 하지 않을까 싶어서. 돌양은 날씨가 추워서 안쪽에 털이 달린 가죽부츠가 꼭 필요하다고 했다.
저녁에는 새로 생긴 코스모 폴리탄 호텔에서 갬블링을 조금 했다. 돌양은 보너스 게임을 주는 슬롯 머신이 재밌었는지, 5달러에서 30달러까지 땄다고 자랑이 대단하다. 결국 그걸 다 잃기 위해 새벽 두시까지 갬블링을 해야 했다. 차라리 돈을 많이 잃고 그 시간을 소비하면 좋은데, 그깟 30달러 때문에 아까운 시간을 보내야 하다니….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2012.3.18

바위로 된 우주선에 누가 숨었다.

스타워즈 행성 사진 중.

물감으로 쓸까.

햇빛만 좀 강했다면 정말….불같았을 것.

맛있는 중국식 저녁

하트브레이크 호텔에도 등장하는 벨라지오 분수쑈.

어디서나 맥주를 마시는…코스모폴리탄 호텔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