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 Vegas Day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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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8시에 출발했다. 호텔 로비에서 파는 크로와상과 커피세트를 들고 15번 도로로 후루루룩 달렸다. 크루즈 콘트롤을 사용할 수 있어서 운전이 훨씬 편해졌다. 오른쪽 다리로 이리저리 악셀이나 브레이크를 밟을 필요가 없으니까 말이다. 음악도 아이폰을 연결해서 들을 수 있으니 쉐비 소닉은 정말 편하다. 이런 차가 집에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다. 돌양이 로스 엔젤레스의 라크마(LACMA)의 전시를 보고 싶다고 해서 서둘렀다. 멕시코와 미국의 여자작가들의 초현실주의 작품들이라고 했다. 전시장에 도착하니 딱 2시. 메인 전시만 둘러보고 나는 차에 돌아와 잠을 청했다. 아무리 크루즈 콘트롤 이라지만 다섯 시간을 자고 또 다섯 시간을 운전하는 것은 무리다. 운전을 하면서풍경을 구경하는 것은 과연 진짜로 구경하는 것일까. 아니면 옆좌석이나 버스 창가, 기차 밖으로 풍경을 구경하는 것은 진짜일까? 나는 잘 모른다. 언뜻 언뜻 신기루처럼 지나가는 끝없이 펼쳐진 도로가 눈에서 나타났다가 사라질 뿐이다.

산타모니카에도 잠시 들렀다. 근처를 제정비 해서 쇼핑몰에는 낮에 오면 무료 파킹이라한다. 여기 와서도 잘 정비되어 있는 쇼핑거리를 구경하다, 하이웨이 1번을 타고 산타모니카 해변에 해가 지는 것을 보면서 집으로 돌아갔다. 굽이 굽이 치는 토팽가 캐년을 오르락 내리락 하려니 속이 느글 거리는 것 같았지만 이 길을 꼭 한 번은 내 손으로 운전해보고 싶었던 날들이 있었다. 그게 한 10년 전이었는데, 운전을 해 봤자 단순한 노동일 뿐이라는 것을 그 때엔 알지 못했다. 알았다고 해도 하고 싶었을 것이다. 여행이 힘들다는 것을 알면서도 하고 싶은 것처럼 말이다.

Vegas 2012 Day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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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그랜드 캐년에 가려고 했으나 눈이 온다는 바람에 가지 못하고 라스베가스에 하루더 머물기로 했다. 거대하게 비어있는 사막에 질려서 더 거대한 협곡을 보는데 흥미가 떨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라스베가스에 왔는데 뷔폐는 먹고 가야지 싶어서 새로 생긴 코스모 폴리탄 카지노 호텔(돌양이 지난 밤 슬롯 머신을 돌리던)의 윅트 스푼 (Wicked Spoon) 에 가보기로 했다. 돌양은 이것 저것 먹을 수 있는 뷔페 매니아라 지난 번 라스베가스에 왔을 때에도 세 끼 연속 다른 호텔에서 뷔페를 먹을 정도다. 비가 와서 그런지 날씨는 굉장히 쌀쌀해져서 어제 산 롱부츠가 없었다면 돌양은 굉장히 추웠을 것이다. 일요일 아침이라 1. 계산을 하는 줄도 한참을 기다려야 했고 2. 식당으로 들어가는 줄도 한참을 기다렸다. 한 시간 정도는 족히 기다렸는데 그 만큼 음식이 맛있지는 않았다. 대신 고급스럽고 깔끔하게 디스플레이 되어 있을 뿐이다. 냄비나 접시 채로 예쁘게 뷔페음식을 내어 놓았는데, 맛도 깔끔했다. 스시가 나오지 않고, 고작 정체를 알 수 없는 김밥이있을 뿐이다. 뭐, 부산에 가면 회야 맘껏 먹을 수 있고 이틀전에 최고의 일식 코스를 먹었으니 참아준다.  이곳에는 노인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호텔 자체가 최신을 즐길 줄 아는 20대 후반과 30대까지의 컨셉에 맞추어져 있다 보니 그럴 것이다. 지난 밤을 클럽에서 꼴딱 세고 온 아이들이 재잘거리면서 브런치를 먹는 라스베가스의 새로운 풍경. 리오 호텔의 월드 뷔페에 갔었을 때, 각 나라별 음식들이 수십종 깔려 있어서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두 번째 충격은 그 음식들이 다 몸이 나쁘고 맛이 없었다는 것. 여전히 이곳 음식도 몸에 나쁜 것들 투성이지만(고기 위주) 그리도 맛이 나쁘지 않다는 데 위안을 얻었다. 그나저나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이 어찌 그리 딱 하고 20대 때 (음악을 열심히 들었을 때) 들었던 음악과 똑같을까?

젊은이들은 카지노 게임 보다는 이곳의 물 좋은 클럽에 오는 것 같았다. 다들 줄이 길게 늘어서 있어서 비록 클럽 안에는 들어가보지 못했지만 첨단과 복고를 잘 섞은 이곳의 컨셉처럼, 멋진 클럽일거라 믿는다. 어쩌면 나이가 많다고 들여보내주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정장을 입을 일이 갑자기 생겨 슈트 가게에 들렀다. 대뜸 예쁜 아가씨가 다가와 자기의 이름을 소개하고 나를 개인 손님 처럼 이것 저것 물어보며 대해 주었다. 세상에서 오직 하나 밖에 없는 옷. 수공제작 하는 빈티지 자켓이 이곳 컨셉인 것 같았다. 하지만 어깨가 좁고 몸이 호리호리한 내가 입어서는 태가 안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입으면 바로 경성 모던 보이가 되는 기분이 들었다고나 할까.

마지막 밤은 다운타운에 있는 플라자 호텔에 묵기로 했다. 복불복 호텔 할인 서비스 핫 와이어를 이용했다. 묵을 동네와 급을 선택하면 알아서 할인된 호텔을 정해준다. 프레몬트는 예전 라스베가스 카지노가 있던 지역으로 규모가 대형 호텔 스트립스에 있는 것보다 작고, 오래되었다. 주로 나이든 분들이 시간을 때우기 위해 많이 온다. 숙소도 저렴하고 게임도 저렴한 게 많다. 음식값도 깜짝 놀랄만큼 싸다. 저렴한 방 치고는 꽤나 좋은 침구를 갖췄지만 들어오는 주차장 입구에서 노인들이 타고온 대형 관광 버스를 봤다. 주차장은 낮고 지저분한데다 벽에 발자국까지(누가 누가 높이 차나 경쟁이라도 하는듯) 찍혀 있다. 우울해졌다. 도대체 이런 곳에 왜 와야 하는지 알것 같으면서도 이해가 안된다. 나는 네번째고, 돌양은 두번째. 십년에 한 번씩만 오자는 약속도 지키지 못하고 딱히 갈 곳이 없어서 배회하는 우리는 또 뭔가.어쩐지 라스베가스를 전전하다 돈을 다 잃고 점점 후진 호텔로 향하는 도박 커플 같다.다행인 것은 바로 옆 호텔이 기차역을 개조한 메인 스트릿 스테이션 카지노였다는 것. 이곳에서는 제조 맥주를 판다. 당연히 두잔을 마시고(바에서 마시니 2달러도 안한다), 호텔로 돌아와 잠시 쉬었다. 공연장이 너무 시끄러워 전광판 쇼도 볼 겸 나왔다가 차를 타고 라면집으로 갔다. 차슈와 계란이 들어가지 않는 라면을 먹고(돌양은 오야꼬동을), 호텔로 돌아오니 2시. 인적이 드문 거리의 주차장에서 기름을 넣을 때 혹시 강도나 당하지 않을까 걱정했다.다행히 새벽 두 시에 거리의 연주는 잦아 졌다. 프런트에서는 새벽 두 시까지 매일 공연을 한다는 걸 미리 알려줘야 할 듯 싶다. 이렇게 라스베가스에서의 마지막 밤이 흘러갔다.


프레몬트 다운타운 라스베가스의 플라자 호텔. 역사와 전통을….이라기 보다는 좀 오래되었다.


기차역을 개조해서 제조맥주 레스토랑과 카지노를 만들었다. 트레인 스테이션 카지노 내부.


쓸쓸하고 클래식한 플라자 호텔 입구.


플라밍고 호텔.


모던과 클래식의 조화. 코스모폴리탄 호텔 카지노.


새로 생긴 코스모폴리탄과 아리아 호텔은(만다린 오리엔탈 호텔도) 폭압적인 외관을 자랑한다.

Vegas 2012 Day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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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있는 요즘 호텔들은 체크아웃을 할 때 굳이 카운터를 통하지 않고 객실의 티브이를 통해서 한다. 리모컨으로 호텔 메뉴에 체크아웃을 선택하면 추가 요금이 나오게 되어 있고 미리 신용카드로 걸어놓은 것으로 결제를 하고 나가면 된다. 자주 이용하는 호텔 예약 사이트를 통해 예약했고, 미리 대금을 지불했기 때문에 보통 요금은 제로로 나와야 한다. 하지만 둘째 날 라스베가스의 P 호텔에 묵은 뒤 아침에 티브이로 체크아웃을 해보니 아뿔싸 185달러가 왠말? 카운터에 내려가서 물어보았는데 전날 직원이 잘못 체크인을 한 것이 분명했다. 한참을, 정말 한참을 두들기고 나서야 계산을 다시 정정했다. 미안했는지 15달러 정도 되는 리조트 사용료를 감면해 주었다.(요즘에 라스베가스에는 리조트 사용료가 제로인 곳도 많다.) 하마터면 왕창, 요금을 덮어쓸 뻔 한 것이다. 절대로 밤 12시가 넘어서 뭔가 모르는 것 같은 직원에게 체크인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 반드시 체크 아웃을 따져봐야 한다는 교훈도 얻었다.

오늘은 라스베가스 근처의 사막 Valley of Fire, 불의 계곡으로 향했다. 불의 계곡이라는 명성에 맞게 밸리오브 파이어는 이곳 저곳 붉은 퇴적층 암벽으로 가득 차 있었다. 흠이라면 날씨가 궂어서 불같은 색깔을 선명하게 구경하지 못한 것이다. 막판에 굽이치는 도로를 운전해 갈 때에는 정말 불구덩이가 가득한 지옥에 빠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돌맹이도 각양 각색으로 생겨서 그랜드 피아노 같은 이름이 붙기도 했다. 돌양이 보고 싶었던 바위의 인디언 그림도 볼 수 있었고. 바람이 불고 춥기도 해서 점퍼를 꼭 뒤집어 써야 했다. 늦은 점심은 골든 게이트 호텔의 핑,팽, 퐁에서 먹었다. 이 호텔은 이름답게 중국인들이 많이 오는 것 같다. 이곳도 옐프를 통해서 알아냈는데, 이곳에 도착했을 때엔 비가 막 쏟아지고 있었다. 관자요리, 새우만두, 국수 등을 선택해서 중국 음식 특유의 느끼함을 없애려고 했다. 뭔가 지저분한 맛이 나지 않는 것 까지는 좋은데 서비스가 모자라다고 할까. 백인 노부부에게는 국수를 덜어주더니 우리에게는 그런 것도 없고, 국물을 더 달라고 하니 얼버무린다. 거대한 오픈 키친에 폭포수가 흐르는 주방을 구경하는 건 재밌지만 이런 서비스는 아마추어적이다. 팁을 적게 주는 것으로 해결했다.

호텔로 돌아가기 전 말로만 들었던 라스베가스 아웃렛에 들렀다. 고급 브랜드보다는 익히 알려진 브랜드의 패션 상품을 싸게 팔고 있었다. 길이가 1마일이 넘는다고 하는데 끝에서 끝까지 걷는 건 힘들지 않지만, 그 많은 상품들의 유혹을 뿌리치고 걷는 것은 힘들었다. 우리는 60% 세일 품목에 신발을 하나 더 주는 획기적인 세일 상품에 혹해서부츠와 등산화를 샀다. 등산을 싫어하는데, 혹시 등산화가 생기면 등산을 하지 않을까 싶어서. 돌양은 날씨가 추워서 안쪽에 털이 달린 가죽부츠가 꼭 필요하다고 했다.

저녁에는 새로 생긴 코스모 폴리탄 호텔에서 갬블링을 조금 했다. 돌양은  보너스 게임을 주는 슬롯 머신이 재밌었는지, 5달러에서 30달러까지 땄다고 자랑이 대단하다. 결국 그걸 다 잃기 위해 새벽 두시까지 갬블링을 해야 했다. 차라리 돈을 많이 잃고 그 시간을 소비하면 좋은데, 그깟 30달러 때문에 아까운 시간을 보내야 하다니….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2012.3.18


바위로 된 우주선에 누가 숨었다.


스타워즈 행성 사진 중.


물감으로 쓸까.


햇빛만 좀 강했다면 정말….불같았을 것.


맛있는 중국식 저녁


하트브레이크 호텔에도 등장하는 벨라지오 분수쑈.


어디서나 맥주를 마시는…코스모폴리탄 호텔 바.